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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초와 함께한 루원의 변신(김경은, 이수진)
  • 관리자
  • 2023-12-22
  • 299

2023. 서구학 에세이

봉수초와 함께한 루원의 변신 樓(다락:루) 苑(나라 동산:원)

(김경은, 이수진)  

 어린 시절, 엄마와 왔던 가정동은 늘 사람이 붐비는 동네였다. 그곳은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이 사는 삶의 터전이었다. 가정동은 조선 시대 개국공신 조반이 농사를 지으며 시를 짓던 별장인 가정터가 있던 곳이란 뜻에서 생긴 이름이다. 가정의 의미는 한자어로 아름다울(佳) 가, 정자(亭) 정으로 아름다운 정자가 있는 곳이다. 새로 생긴 가정지구대 옆에는 가정터를 알리는 돌로 만든 비석이 있다. 이 비석에는 조서강이 읊은 시가 새겨져 있다.

 
▲가정터(가정 지구대 옆)
 

 가정동의 변화는 20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2003년 낙후된 가정 오거리 일대를 첨단 복합 도시로 바꾸자는 기획이 시작되었다.

 가정동은 우범지대로 변해 TV 시사 프로그램에도 나왔다. 철거민과 보상 문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철거한 탓에 통행을 가로막거나 자살소동 등을 벌여 작업이 중단되었고, 철거 현장 곳곳에 경찰 경력을 배치하기도 하였다. 2009년 루원시티 재개발 사업이 시작돼 사람만 빠져나간 채 텅 빈 상태로 계속 방치되다 뒤 늦게 철거 했다. 이러한 재개발 현장은 각종 영화와 화보 촬영지로 이용되기도 했다. <수상한 그녀>, <도둑들>, <내가 살인범이다>, <강력반>, <시크릿 가든>, <심야병원> 등 많은 작품이 가정동 재개발 현장에서 촬영되었다. 15층 아파트 몇 동은 순식간에 폭파되었고 동네 사람들 커뮤니티에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가정오거리는 서울, 동인천을 연결해주는 교통의 요충지로 경인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서는 꼭 지나가야 하는 길목이다. 2013년 청라국제도시로 이사와 매일같이 지나다녔던 가정오거리의 도로는 없어지고 만들어지기를 반복했다. 수많은 주민이 불편을 감수하며 지나다녔던 이곳의 흉물스러운 모습이 차츰 변하기 시작하더니 2023년도 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아파트촌이 되었다.

 루원의 변신을 여실히 보여주는 곳이 바로 그 한복판에 있는 봉수초등학교이다. 1987년에 개교하여 90년대는 80학급이 있었다. 개발이 진행되면서 허허벌판에 놓이게 되었고 80학급은 12학급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봉수초등학교는 2009년 37학급, 2010년 34학급, 2011년 22학급, 2016년부터 12학급으로 줄어들었다. 개발이 진행될수록 아이들의 수는 감소한 것이다. 2022년에는 입학생 39명, 졸업생 24명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새로 지은 아파트에 사람들이 입주하면서 12학급에서 51학급으로 31학급이 늘었고, 내년에는 더 많은 학생이 올 것이다.

 아름다운 정자가 있던 가정(佳亭)은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마천루를 가진 루원으로 변신하고 있다. 폐허였던 가정동은 이제 놀이터 곳곳마다 아이들이 뛰어놀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많은 사람이 붐비는 활기찬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 사진출처 : 직접촬영